창업마케팅
신상품으로 신산업을 창출한 국가는 세계 경제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해당 기업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 진정한 IT강국과 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한 해답은 미래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신상품 개발에 있다.
지금은 ‘신상품’이란 새로운 경제 키워드를 첨가해야 할 때
“신상품 개발 열광은 2000년도 들어 세계적으로 IT경기가 침체되는 상황에서도 그칠 줄 모르게 이어졌지만, 동시에 기업들은 모두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신기술이 수많은 신상품을 만들어주고 광활한 시장을 열어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어떤 상품을 언제 만들어야 하는지 어떤 신상품이 성공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 서면 아무도 정답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IT강국을 외치는 한국에서도 향후 10년에 한국이 무엇을 먹고 살 것인지에 대한 걱정을 시작한 지 벌써 몇 년이 흘렀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주고 무한한 시장을 약속할 것 같은 IT산업 앞에서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한다는 사실은 상당히 아이러니하다. 더구나 신상품이 기술집약도가 높아지면서 투자단위가 아주 높아지다 보니 이제는 한 번만 실수하면 회사가 위험해질 수도 있게 되었다.”
신상품 개발의 당위성과 그 어려움을 여실히 드러내주는 대목이다.
이 책은 지난 100년 동안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신상품들을 사례로 들어 신상품과 경제성장과의 관계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이에 이론적인 논거를 바탕으로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지금도 우리 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는 IT산업을 냉정하게 분석한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IT산업의 함정에 빠졌으며 이제 IT강국의 미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IT산업에서는 신상품 개발능력이 가장 핵심인데도 불구하고 그간 우리나라가 이렇다 할 핵심기술 없이 IT산업의 혜택을 입었다고 볼 수 있다. 일종의 따라잡기 전략이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그 전략이 이제 서서히 효력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에 우리나라 경제가 겪은 어려움은 이러한 현상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선진국에서 IT분야에 성장이 둔화되고 차세대 신상품에 대한 표준이 설정되지 않고 시장성에 대한 검증도 늦어지자 한국은 더 이상 밀착 추적할 상품을 잃어버리고 개발투자의 방향을 잡지 못하였다. 이 경우 선진국보다 우리나라가 더욱 치명타를 입는다.
그러므로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IT강국이 되어야 할 때이며, 우리나라가 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 해답을 미래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신상품 개발에서 찾고 있다. 그리고 그 주체로서 기업체는 물론 정부 역시 신상품 개발의 또 다른 참여자로 본다. 이 책은 신상품 개발에 고심하는 기업체 CEO를 비롯하여 상품개발자는 물론 정부 정책을 결정하는 담당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기대된다.
히트상품이 아닌 메가상품을 만들어라
하루에도 수많은 신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매년 각종 단체에서 히트상품들을 발표하지만 이들의 수명은 그리 길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기업체 경영자나 상품개발자가 히트상품 개발에 매달리는 것은 히트상품이 기업의 이익과 직결되고 더 나아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히트상품이 아닌 메가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말하는 메가상품이란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인류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신상품, 즉 하나의 상품이 거대한 신산업을 창출해낼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산업혁명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인 신상품으로 거론되는 것은 모두 8가지다. 전구, 자동차, 냉장고, 라디오, 비행기, 합성섬유, 컴퓨터, 휴대전화가 그 주인공들이다.
해마다 「포춘」에서 선정하는 500대 기업 중 90% 이상이 자동차, 철도, 기계 등 우리의 생활 속에 등장한 지 100년이 넘는 전통산업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업이다. 그러한 기업이 있기에 선진국들은 지금의 경제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한동안 반짝이는 히트상품이 아니라 하나의 상품이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메가상품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신산업을 창출해야 한다
신산업의 창출을 주도한 국가는 세계 경제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해당 기업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 영국은 19세기 산업혁명 시 의류산업을 일으키며 세계 경제의 리더가 되었고, 20세기에 들어서는 미국이 전구, 자동차 등 새로운 일반재 산업을 선도하며 세계 경제의 헤게모니를 잡았다. 20세기 후반에는 일본이 각종 가전산업을 리드하며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었고, 1990년 이후로는 다시 미국이 PC산업을 중심으로 세계에서 미국의 경제 비중을 높였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신상품이 성공하려면 사용의 편의성, 가격의 현실성, 혜택의 우월성을 모두 만족해야만 한다. 사용의 편의성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우수한 기술력이 필요하며, 가격의 현실성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원가를 맞출 수 있는 경영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며, 혜택의 우월성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탁월한 예견력이 필요하다. 즉, 경영진의 지휘 아래 조직의 자원을 집중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신산업의 창출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메가 상품 발굴을 조직의 일차 경영목표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업문화, 인재관리, 지배구조, 프로세스 혁신 등 주로 어떻게 기업을 경영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그 회사를 대표하는 글로벌 상품 없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자라난 기업은 없다. 먼저 메가상품을 목표로 정하고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글로벌 조직과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갖게 된다.
IT산업에서 신상품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과거의 예를 보면 혁신적인 기술에 기초해서 발명품이 처음 등장한 후 메가상품이 나오기까지는 평균 60년이 넘게 걸렸으며, 혁신기술이 일반재에 흡수되어 확산되기 시작한 후 메가상품이 출시될 때까지는 약 20년이 넘게 걸렸다. 현재 인터넷이 확산되기 시작한 지 아직 20년을 넘지 못했으며, 바이오기술은 이제 막 확산되고 있다. 한편 디지털 기술은 PC의 등장을 확산의 초기로 잡는다면 약 20년을 넘어서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 기술 혹은 디지털 기술을 기초로 한 신상품은 현재 개발중이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 휴대전화 등의 메가상품이 나왔지만 앞으로 이들보다 더 큰 영향력을 지닌 새로운 상품이 계속 등장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신산업을 창출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바로 CDMA 관련 이동통신 산업이다. 물론 이동통신 중에서 디지털 기술에 해당하는 분야이고 또한 이 중에서도 CDMA라는 특정 기술에 해당하는 분야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엄청났다. 우리나라가 순식간에 IT강국으로 부상하게 되었고, CDMA 휴대전화는 어느 외교관보다도 한국의 이름을 세계인에게 강하게 심어주었으며, 어느 광고보다도 관련 업체의 이름을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어주었다. 또한 이동통신 교환기와 단말기의 제조를 넘어 콘텐츠 산업, 서비스 산업이 발달하고 수많은 벤처기업이 등장하는 등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CDMA 성공신화에 우리나라가 고민하고 있는 미래 성장엔진 발굴과 글로벌 기업 육성에 대한 답이 모두 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일반재 신산업의 불씨를 당기는 메가상품을 몇 개 더 만들어내야 한다. CDMA 성공신화는, 메가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산업재의 생산에서 일반재의 생산으로
눈을 돌리고, 필요한 기술은 처음부터 개발하기 어려우면 밖에서 사오는 실리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상품의 특성에 따라서는 신상품의 효용을 높이는 인프라가 건설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다.